햇볕이 좋아 산책이라도 나가야 할 것 같은 아침, 막상 눈을 뜨면 몸은 천근만근이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하루 종일 멍한 기분이 계속된다. 이런 무기력감은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 ‘계절성 피로’라고 불리는 현상일 수 있다.
초여름은 낮 시간이 길어지고, 햇빛 노출이 늘어나는 시기다. 이는 체내 생체시계에 영향을 미쳐 수면-각성 리듬을 교란시키기도 한다. 더구나 실외 활동 증가로 피로도가 올라가는 반면, 실내 냉방 환경은 자율신경계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피로 해소를 방해한다. 몸은 쉬어야 할 타이밍을 잃고,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때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건 수면의 질이다.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습관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수면의 깊이를 얕게 만든다. 자기 전 1시간은 조명을 낮추고,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며,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아침 햇빛을 10분 이상 쬐어 생체시계를 조율하는 루틴도 추천된다.
식사도 중요한 열쇠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에너지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점심 이후 과식이나 졸림을 유발할 수 있다. 단백질과 복합탄수화물, 제철 과일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줄이도록 하자. 하루 15분 정도의 낮잠도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무기력함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신체 리듬의 혼란일 수 있다. 내 몸이 계절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는 걸 이해하고, ‘루틴 회복’에 초점을 맞춘 생활 습관 조정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오늘부터라도 잠, 식사, 햇빛, 걷기 네 가지 루틴을 다시 정돈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