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괴롭혔던 이와의 재회, 뇌는 ‘비상사태’로 인식
– 공황장애 뒤에 숨은 ‘외상 후 스트레스(PTSD)’… 단순 불안과 달라
– 과거의 사슬을 끊는 법, ‘신체 감각 인지’와 ‘안전 기지’ 구축이 핵심
과거 직장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렸던 김모(36) 씨는 이직 후 평온한 삶을 되찾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업계 세미나에서 우연히 옛 상사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공황 발작을 경험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걸 보고 절망감을 느꼈다”는 것이 김 씨의 고백입니다.
🧠 기억은 머리가 아니라 ‘몸’에 저장된다
최근 2주간 정신 건강 뉴스에서 주목받은 키워드는 ‘트라우마의 재경험’이었습니다. 흔히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지만, 강렬한 심리적 충격은 뇌의 깊숙한 곳인 ‘편도체’에 문자로 기록되는 대신 생생한 감각 정보로 각인됩니다.
시간이 흘러 가해자와 비슷한 실루엣, 특유의 향수 냄새, 혹은 비슷한 어조만 접해도 뇌는 현재를 ‘위험 상황’으로 오판합니다. 이때 우리 몸은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폭발적으로 분비하는데, 이것이 바로 숨이 가쁘고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는 ‘공황장애’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 단순 공황장애인가, 트라우마인가?
많은 이들이 자신의 증상을 단순한 공황장애로 진단하고 약물 치료에만 의존합니다. 하지만 그 뿌리에 특정 사건이나 인물이 있다면 이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양상을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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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습 증상: 원치 않는 기억이 자꾸 떠오르거나 꿈에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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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 반응: 상처와 관련된 장소, 사람, 대화를 극도로 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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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각성: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거나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함.
전문의들은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나를 위협하고 있다면, 이는 성격의 결함이 아니라 뇌의 ‘경보 시스템’이 고장 난 상태”라고 설명합니다.
🛡️ “지금, 여기는 안전하다”… 마음의 방어막 치기
기억의 습격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심리적 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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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딩(Grounding) 기법: 발바닥이 지면에 닿아 있는 감각, 눈에 보이는 5가지 물건, 들리는 4가지 소리 등에 집중하며 뇌에게 “지금 나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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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Safe Place) 형상화: 가장 편안했던 기억이나 장소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긴장을 이완하는 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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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치료의 주의점: 억지로 가해자를 마주하거나 상처를 떠올리는 것은 ‘재외상화’의 위험이 있습니다. 반드시 전문가의 가이드 하에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치료의 시작은 ‘자책’을 멈추는 것
트라우마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왜 아직도 극복하지 못했을까”라는 자책입니다. 하지만 상처 입은 마음은 무릎에 난 상처가 아무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변인들 역시 “네가 예민해서 그래”라는 조언보다는 “그럴 만한 상황이었고, 지금 네가 느끼는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이다”라는 지지가 필요합니다.













